지난 두 주 동안 제 사무실은 비어있었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모든 것이 정지된 체로 먼지만 쌓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제 사무실에 들어선 저는 뜻밖의 손님이 제 방에서 주인노릇 하고 있었음을 발견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자두 한 알을 보지 못했습니다. 돌아 온 제 책상 위의 자두는 삼분의 일쯤 썩어 문들어 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기에는 귀여운 아주 작은 파리 두 마리가 힘을 잃고 자두 곁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자두가 썩어 모여들은 파리였습니다. 치워야 되는 수고가 은근히 귀찮아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귀여운 생명체들이 왜 정신을 못 차리는지 궁금했습니다. 얼굴을 가까이 하여 보니 작은 거미줄이 파리들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미줄의 주인이 마치 제 사무실의 주인인양 가늘고 긴 다리를 마음껏 벌리고 있었습니다. 생명이 있는 피조물들이 지난 2주간 제 사무실에서 벌인 일들입니다. 비록 제가 예상 못했던 귀찮은 일이 벌어진 것이지만 생명이 있는 곳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기가 높습니다. 임기 말기를 보내면서도 담대하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가 열정을 계속해서 쏟고 있는 이슈 가운데 하나는 총기 규제입니다. 최근에도 플로리다에서 한 남성의 총기 난사로 5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대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한 번 눈물을 흘리며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고 호소하였습니다. 비록 총기 규제법을 통해 총기 난사가 없어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이라도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그 과정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음도 강조하였습니다.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는데, 흑인들의 인권이 신장되는데 수십 년이 걸린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생명이 있으면 움직임이 있고 결과를 낳습니다. 자두가 썩고 파리가 날아들고, 거미가 자리를 잡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영적 생명을 가졌다면 합당한 움직임과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너무 급하다는 조급성입니다. 어떤 변화는 쉽게 일어나도 많은 경우는 수십 년이 걸리는 것도 있습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때, 때론 금방, 때론 수십 년 후에라도 좋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적 생명력을 발휘하는 삶을 포기하지 않길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