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집에서 사용하던 은 수저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한 때 밥상에는 아버님의 은 수저와 함께 제 것이 놓여 있었습니다. 남자라는 특별 대우였습니다. 다른 쪽으로는 별로 아들로서 특별 대우(?)를 받은 기억이 없지만 밥 상에 오르는 숫가락과 젓가락을 통해 나름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후론 은수저를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아서 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요. 최근 몇 년 사이에 금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덩달아 은 값도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가격이 얼마씩이나 할까?”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발동했습니다. 인터넷을 두드려 보니 가격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금의 가격은 한 돈에 약 이십 만원이나 합니다. 돌반지가 없어진다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란 것은 은의 가격이었습니다. 은의 가격은 한 돈에 약 3,500원 정도입니다. 너무 낮은 가격에 ‘귀금속으로서의 가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였습니다. 위키피디아의 글을 보면 대부분의 나라에 은광산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나라에서 은광산을 개발하지 않는 이유는 은을 캐내봐야 경제적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말이 이해가 됩니다.
은의 영문표기인 Silver는 은이 흔한 것처럼 점점 더 사회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기독교 신문의 광고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었습니다. LA의 어느 교회와 단체에서 ‘어르신 초청 만찬’을 준비했으니 이름만 대면 알만한 어느 유명한 중국식당으로 오라는 초청이었습니다. 그런데 광고의 첫줄에 나오는 초청 대상이 놀라웠습니다. 70세 이상도, 60세 이상도 아닌, 50세 이상이면 모두가 초청대상이랍니다. 초청하는 교회와 단체의 이름에도 모두 Silver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Silver Ministry (시니어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를 하는 교회와 단체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름 젊은이들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50대 이상으로 초청자를 넓힌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곧 실버 미니스트리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에 씁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Silver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인생의 황금기가 지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최근 화성에 이주 갈 사람을 뽑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언제 실현될런지는 모르지만 흥미롭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을 하였는데 그 중에는 72세의 미국인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98세까지 사셨어요. 제가 화성에 가는 건 전혀 문제없습니다.” 건강에는 자신 있다는 말 같습니다. 사람의 가치는 건강에 있을까요?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은값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음(생각)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따라, 오히려 더 값어치가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요? 그만큼 경험과 지혜가 쌓여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다.”(잠언 16:31)는 말씀이 우리의 인생이 되도록 나의 생각(마음)을 오늘도 값어치 있게 잘 지켜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