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연휴는 부담이 됩니다.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미안한 마음에 새해 첫날에 아들에게 하루 동안 하고 싶은 것 세 가지만 이야기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하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제안을 다 들어 보았지만 결국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 시간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안한 마음으로 저녁에 영화를 한 편 다운하여 보았습니다.  별 기대 없이 의무감에서 본 코미디 영화 <About Time>은 뜻밖의 감동과 지혜를 주었습니다.   영화 주인공의 집안 남자들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1세가 되면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그 특별한 능력을 잘 사용하여 살 것을 가르쳐 줍니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혹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돌이키기 위해 종종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갑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들만의 능력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사는 비결을 말해 줍니다.  그 중 하나는 하루하루를 두 번씩 사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의 하루는 우리가 경험하는 그런 하루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불안과 긴장 속에서 쫓기며 살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를 산 후 그는 시간 여행의 능력을 발휘하여 ‘똑같은’ 하루를 다시 삽니다.  ‘똑같은’ 하루이기에 ‘똑같은’ 일들이 반복됩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의 하루는 첫 번째 하루와 달리 여유가 있고 즐길 수가 있습니다.  아내나 자녀들에게 사랑도, 계산하는 편의점 직원에게 베푸는 친절도, 동료 직원의 실수에 대한 이해도, 변호사로서 중요한 재판을 위해 뛰어가던 법원 빌딩의 아름다움도, 재판의 결과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옆에 앉은 남성의 이어폰으로 들리는 노래에 대한 반응도 바뀝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는 두 번째 하루를 사는 사람의 여유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쉽게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주간 반복되는 주님의 말씀이 두 번째 하루를 사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여유와 즐김의 삶을 살도록 격려하여 주십니다.  고린도전서의 마지막, 그리고 새로 묵상을 시작하는 여호수아서의 첫 메시지는 ‘담대 하라!’ 입니다(고전 16:13; 여호수아서 1:6-9 등).

시간 여행으로도 안 되는 것조차 주님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올 한 해, 하루하루가 주님 안에서 두 번째 사는 것처럼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고, 아름다움을 즐기며 담대함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