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이 있으면 나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는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결정을 위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좋은 것, 나쁜 것으로 나누기 힘든 것도 있습니다. 만약 학교에서 학생들을 그렇게 나누려 한다면 그것은 교육상 매우 위험한 시도가 됩니다. 병원의 환자는 어떨까요? 환자 가운데에도 좋은 환자 나쁜 환자가 있을까요? 이렇게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료진들의 말을 잘 듣고 힘들게 하지 않는 환자, 아프면서도 밝게 맞이하여 주는 환자, 그러면 적어도 일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에게는 인기가 있는 환자일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한 분이 그런 좋은(?) 환자였습니다. 무엇을 이야기해도 잘 따르고, 무슨 불편이 있어도 항상 “I’m good. Fine.”이라고 말하는 환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머물었던 병동에서는 ‘최고의 환자’ 였습니다. 대신 모든 불편을 해결해야 하는, 악역을 맡은 분은 아내였습니다. 얼마 전 소천하신 나상선장로님 이야기입니다.
이분이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돌아 오셨을 때의 이야기는 참 은혜가 됩니다.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어 내던 소리는 원망도 아쉬움에 대한 토로도 아니었습니다. 기도였습니다. 가족으로부터 교회에 이르기까지 떨리는 입술과 음성으로 끝까지 주님의 은혜를 구한 후 이 땅에서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셨습니다. 새로 이사 가신 곳에서 매일 걸으시던 곳이 있습니다.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해도 들판을 나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까지 걷곤 하셨습니다. 걱정하는 아내에게 “설교 암송하며 걸으니까 이상하게 아프지 않아.”라고 말하며 소년 같이 웃으시곤 했습니다. 최근에 나추전권사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젊었을 적 힘든 이민 생활에 지쳐 남편이 미울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주님께서 좋은 기억들이 자꾸 생각나게 하셔서 감사하게도 쉽게 지나게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 좋은 기억들이 좀 생각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남편이 너무 그리워서입니다. 마지막 시간들을 참으로 복되게 사셨다는 부러움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한 해의 마지막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무엇보다도 한 해에 대한 감사와 새 해에 대한 주님의 은혜와 복 주심을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이 있으십니까? 좋은 기억들을 간직하도록 이 해의 마지막 날들, 주님을 향해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성경 암송 가운데 고통이 사라졌듯, 말씀과 기도 가운데 위로와 격려, 그리고 은혜의 약속을 받으시길 바랍니다.